[집코노미] 2만명 몰린 '신혼희망타운'…사실상 추첨제?

입력 2018-12-31 07:00  

첫 신혼희망타운 청약…최고 경쟁률 143대1
가점 변별력 낮아 '당첨자 추첨' 주택형 늘 듯




첫 신혼희망타운으로 관심을 끈 ‘위례희망타운’ 청약에 2만 명 가까운 신혼부부가 몰렸다. 최고 경쟁률은 웬만한 서울 민간아파트보다 높게 나타날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입주자를 선정하는 가점의 변별력이 크지 않아 상당수는 추첨으로 당락이 갈릴 전망이다.

◆최고 경쟁률 143 대 1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청약을 받은 경기 하남 위례신도시 신혼희망타운(A3-3b블록)은 평균 5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340가구 모집에 1만8209명이 청약했다.

전용면적 55㎡A 주택형은 79가구 모집에 1만1305명이 몰리면서 143 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전용 55㎡B(61 대 1)와 전용 46㎡A(22 대 1), 전용 46㎡B(9 대 1) 순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넓은 주택형에 수요자가 더 몰렸다. 앞으로 이어질 신혼희망타운 분양에서 당첨 확률을 높이려면 소형 면적대를 노릴 필요가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분양 전문가들은 주택형별로 온도 차가 큰 건 평면 설계 때문으로 분석한다. 전용 55㎡는 두 주택형 모두 침실 옆에 1.97m×3.47m 크기의 알파룸이 딸려 있어 벽을 터 방을 넓게 쓸 수 있다. 최고 경쟁률을 보인 전용 55㎡A형의 경우 B형과 달리 판상형 설계인 데다 침실 3칸과 거실이 남향인 4베이 구조다. 채광과 통풍이 뛰어나 분양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설계다.

◆변별력 없는 가점

전체 물량의 30%에 배정되는 우선공급 당첨 여부는 가점보다 추첨을 통해 갈릴 전망이다. 우선공급 가점 항목이 민간아파트 가점제와 비교하면 기준이 까다롭지 않아서다. 예비 신혼부부나 혼인기간 2년 이내인 신혼부부의 가구소득과 공급지역(하남·경기·서울·인천) 거주기간, 청약통장 납입 횟수 등 세 가지 항목을 따져 3점씩 총 9점 만점이다.


가구 소득의 경우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액의 70% 이하일 때 만점이다. 맞벌이는 80%까지 인정된다. 3인 가족 맞벌이 신혼부부라면 월 소득이 400만2072원 이하여야 만점을 받는다. 외벌이일 땐 350만1813원이 기준이다. 거주기간과 납입 횟수는 각각 2년과 24회가 만점이지만 청약시장에선 변별력이 높지 않은 항목으로 평가된다. 최근엔 ‘통장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납입기간과 거주기간을 채운 예비 청약자들이 많은 편이다. 우선공급 규모가 많지 않은 편이어서 모든 주택형에 가점 만점(9점)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70% 물량의 잔여공급에선 결혼 2~7년 이내의 신혼부부에게도 기회가 돌아간다. 이때는 거주 요건, 납입 횟수와 함께 미성년 자녀 수, 무주택기간을 따진다. 항목별 3점씩 12점 만점이다. 무주택기간은 최대 3년에 3점 만점으로 변별력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미성년 자녀 수는 3명 이상일 때 3점 만점인 까닭에 당락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신혼부부와 자녀 셋을 합쳐 다섯 식구가 살기엔 주거면적이 좁은 편이어서 다자녀 가구가 아예 청약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당첨자 발표는 내년 1월 14일로 예정됐다.


◆옵션 더하면 2000만원 늘어나

위례 신혼희망타운의 분양가는 3억5000만~4억4500만원 선이다. 위례신도시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60% 수준이다. 계약금과 중도금 비중이 낮고 잔금 비율이 높다. 4억1845만원인 전용 55㎡A 1층의 경우 내년 3월 계약 때 계약금 10%(4184만원)를 납부한 뒤 2020년 1월과 11월에 중도금 10%씩을 낸다. 잔금 70%(2억4519만원)는 입주 예정일인 2021년 9월에 납부하는 일정이다.

발코니 확장은 옵션을 선택하면 실제 분양가는 다소 오른다. 전용 55㎡A 공간확장형에서 모든 옵션을 선택하면 1972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 가운데 발코니확장비가 1000만원, 시스템에어컨 설치비가 510만원가량이다.

계약자들은 수익공유형 모기지(신혼희망타운 전용 주택담보 장기대출상품)에 의무 가입해야 한다. 정부가 연 1.3%의 고정금리로 집값의 70%까지 금융지원을 하는 대신 향후 주택을 매도할 때 시세차익의 최대 50%를 환수하는 제도다. 의무가입 대상은 2억5060만원부터이지만 위례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최저 분양가가 이 금액을 넘겨 모든 계약자가 가입해야 한다. 1자녀 가구가 집값의 70%를 9년 만기로 대출받을 경우 매각차익(매도가격-분양가격)의 40%를 정산한다. 19년 만기일 때는 정산비율이 20%로 줄어든다.


◆“조건 안 좋아도 내집마련부터”

최근엔 분양가를 비롯한 조건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인근에서 분양하는 ‘위례포레자이’가 3.3㎡당 1820만원에 분양 승인을 받아서다. 신혼희망타운과 비교하면 3.3㎡당 20만원 차이에 불과하다. 계약자는 전매제한기간 8년과 거주의무기간 5년 등의 규제도 강력하게 받는다. 시세차익 환수를 위한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받는 것까지 고려하면 인근 단지에 비해 손해보는 점이 많은 셈이다.

입주자모집공고문에 숨어 있는 단점도 많다. 인근에 서울공항이 위치한 탓에 항공기 소음이 발생하는 데다 주변에 열병합발전소 가스정압시설과 오수중계펌프장, 송파공영차고지 등의 기피시설이 있다. 난방은 지역난방 방식이고 앞뒷동의 대지 단차가 4.6m가량 난다. 가구별 천장고는 2.3m로 최근 준공되는 민간아파트(2.4m)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러나 분양가가 워낙 저렴한 데다 입지 여건이 뛰어난 서울 근교에 분양되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내집 마련이 힘들어진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내년엔 서울 2곳을 포함한 전국 15곳에서 1만522가구의 신혼희망타운이 공급된다. 2분기 서울양원(405가구)과 수서역세권(635가구)를 시작으로 화성동탄2신도시(1171가구)와 고양지축(750가구), 남양주별재(383가구), 하남감일(510가구), 시흥장현(974가구) 등 알짜 물량이 쏟아진다. 2020년엔 전국에서 1만5100가구, 2021년엔 2만5207가구의 신혼희망타운이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에서 공급될 예정인 신혼희망타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고덕강일지구의 3538가구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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